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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그 이상의 이야기: 최근 미국 연준을 둘러싼 가장 놀라운 4가지 사실

코드폴릭스 2025. 10. 2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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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생각할 때 한 가지 단순한 질문에 집중합니다.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 인하할 것인가?" 이는 금융 시장과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질문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질문의 이면에는 훨씬 더 복잡하고 놀라운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최근 연준의 행보와 그가 마주한 압박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면, 시장의 통념을 뒤엎는 몇 가지 중요한 진실이 드러납니다. 이 글에서는 연준을 둘러싼 가장 영향력 있고 반직관적인 4가지 사실을 파헤쳐 봅니다.

1. 연준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진짜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연준이 최근 완화적인(dovish) 태도로 전환한 이유가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핵심 동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약화되는 고용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정책의 초점을 '끈적한' 물가 상승률에서 실업률 상승 리스크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구인 건수가 줄어드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으며, 이것이 곧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시점에 도달했음을 명확히 경고했습니다.

"지금은 구인 건수가 추가로 더 줄어들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점에 있다...이제는 실업이 오기 시작하는 지점에 이를 것"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앞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다소 상회하더라도 고용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와 같은 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보다 고용 유지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신호입니다.

2. '바보', '얼간이', '양말 인형': 상상 이상의 정치적 압박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통화 정책의 신뢰를 위한 핵심 전제이지만, 현재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전례 없는 수준의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파월 의장을 향해 실패자(a major loser), 바보(moron), 멍청이(dumb), 얼간이(knucklehead)와 같은 원색적인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압박은 단순한 언어폭력을 넘어섰습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대동하고 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공사 현장을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인 예입니다. 이는 대통령이 연준을 방문하지 않는 오랜 관행을 깬 이례적인 행보로, 파월 의장을 옆에 세워두고 공사비를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행위였습니다. 심지어 파월 의장을 상대로 연준 건물 보수 비용 문제로 "대규모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위협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두 가지 극단적인 사례에서 정점에 달했습니다.

  • 사상 첫 연준 이사 해임 시도: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 제2조와 연준법을 근거로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시도했습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사건으로, 쿡 이사는 즉각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이 쿡 이사의 손을 들어주자, 행정부는 D.C.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고 여기서도 기각되자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는 등 끈질긴 법적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임 시도를 넘어, 집요하고 단계적인 사법적 압박이었습니다.
  • 백악관 현직 인사의 이사 임명: 행정부 현직 인사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연준 이사로 임명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오랜 관행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조치였습니다.

새로 임명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양말 인형(sock puppet)이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실제로 첫 FOMC 회의에 참석하자마자 50bp라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내며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연준의 결정이 순수한 경제 데이터에 기반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강압에 흔들릴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3.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 되는 이유: 신용 리스크의 역설

현재 금융 시장에서는 "나쁜 소식이 곧 좋은 소식"이라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최근 부각되는 지역 은행의 대출 부실 우려와 같은 신용 리스크 확대가 단순히 악재로만 해석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은 오히려 이러한 경제적 취약성의 징후를 연준이 더욱 완화적(dovish)인 통화 정책을 펼칠 강력한 명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즉, 신용 리스크가 커질수록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거나 양적 긴축(QT)을 조기에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장의 반응 뒤에는 중요한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대형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고, 과거 SVB 사태에서 증명되었듯이 연준이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개입할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피하면서 연준의 유동성 공급만 기대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4. 파월의 모순: 자산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다

최근 파월 의장의 행보에는 한 가지 뚜렷한 모순이 존재합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주식 시장의 과열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산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정책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두 가지 핵심적인 완화 신호를 보냈습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을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현재 진행 중인 양적 긴축(QT)을 "몇 달 안에" 종료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냅니다. 연준의 '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중함을 요구하지만, 연준의 잠재적인 '행동'은 오히려 위험 자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과열을 경고하지만 그의 정책 기조는 바로 그 시장에 가장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론

연준의 통화 정책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 데이터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고용 시장에 대한 두려움, 역사에 없던 정치적 간섭, 그리고 '나쁜 소식'을 반기는 시장의 역설적인 신호가 복잡하게 얽혀 연준의 의사결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제 데이터와 정치적 현실 중 무엇을 더 따르게 될까? 그 해답이 앞으로의 금융 시장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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